본문 바로가기
돈버는 책읽기

1. 제러미 시겔 교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1) : 닷컴버블 / 리먼브라더스 파산

by 파이어Wannabe 2021. 9. 23.
반응형

와튼스쿨 제러미 시겔 교수의 위대한 투자철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총 500페이지 정도나 되는 긴 책이라 

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경제에 관해 상대적으로 얄팍한(?) 주식관련한 지표나 재무제표 읽는 법 등 배당관련 투자이론 등에 관한 책들은 좀 읽어봤지만 이런 딥한 교수님이 쓰신 이런 책은 처음이다. 주식시장의 역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마치 경제학 강의를 읽는(?) 것과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실질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거시적인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by 출판사 이레미디어

초판은 1994년에 쓰여졌으나 내가 읽은 버전은 2013년 11월 개정 5판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경제위기에 관한 내용도 업데이트된 버전이다. 25년도 더 이전에 쓰인 이 책이 아직도 유효한 지 의심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수백년 전부터 비교적 최근까지의 사례들에 대한 주식시장 역사에 대한 공부와 분석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읽는 중!!)

 

이름만 많이 들어보고 그냥 닷컴 기술주가 거품으로 올라서 폭락했었구나,

집값이 계속 오른다 생각해 신용체크도 하지 않고 마구 대출해 주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알았던 

닷컴버블과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이 책 한권으로 충분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었는데,

공부한 것을 기록하면서 공유도 할 겸 블로그에도 독서내용 정리글을 작성해 본다.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0 - 2002년 기술주 거품 붕괴)

2000년 3월 10일, 나스닥과 기술주 지수 정점을 기록했으나 기술분야 지출이 예상보다 둔화하자 거품이 붕괴되고 약세장 시작.

S&P500 지수는 거의 반타작인 49.15% 하락했고, 대공황때의 48.2%를 넘어서는 최악의 폭락.

나스닥 지수는 이보다 더해서 78% 하락했고, 닷컴지수는 95% 넘게 폭락했었다고 한다.

 

2002년 10월 9일 저점은 7,286포인트였으나 정확히 5년 뒤 2007년 10월 9일에는 약 2배 상승한 14,165포인트 도달.

PER은 2002년 30에서 2007년에는 16 정도로 주식의 과대평가 상황은 아니었음.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름은 많이 들었으나 아직 2007년 파산 전 리먼은 4년 연속 수익성 신기록 행진 중으로, 순매출 192억 달러, 직원수는 3만명 정도의 회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업과 부동산 차입투자 (상업용 건물을 사서 더 비싸게 팔아넘기는 형태) 사업등에도 손을 대고 있었는데, 주택 부동산 경기가 휘청거리고 모기지 비즈니스 한 기둥이 무너진 이후에도 상업 부동산에는 문제가 없다 판단해 계속 돈놀이를 진행했지만 마지막 Archstone-Smith Trust를 220억 달러에 인수한 후 매수자를 찾지못해 결국 2008년 9월 15일에 파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당시 부채는 6,130억 달러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이었으며 1929년 대공황 이후 거의 100년 만의 세계 최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참고로 금융계 전반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등은 2.8조 달러 이상이었으며,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모기지 증권 부도시 원금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왑을 수천억 달러치 판매를 했었다고 한다.

모기지 증권 가격은 종잇장이 되었으나 AIG의 손실을 매꿔줄 자금이 없었고,

모기지 증권가격이 폭락했으니 투자은행에 자금을 대출해준 주체들은 더 떨어지기 전에 대출자금을 회수하려 하지만

말 그대로 돈줄이 마르는 유동성 위기로 최악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사실 리먼 파산이전 같은 해 3월에 연준에서 서브프라임으로 파산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을 구제해 주면서 대중과 부시 행정부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고.

당시 행정부에서는 추가 구제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었다고.

그래서 다른 이유보다도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8월 리먼이 파산위기에 처했을 때 연준이 이를 지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마불사 (too big to fail)라는 상식을 깨는 결과를 만들어 낸 연준의 지원거절은 아직도 많은 논쟁이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 이에 대해 애초에 3월 베어스턴스를 파산하게 했으면 리먼 등 더 큰 곳들은 유동성 확보 노력을 해서 살아 남아 위기의 규모를 줄였을 거라는 의견도 있고, 처음에는 구제를 해서 기대치를 높여놓고 형평성에 위반되게 리먼은 파산시켜서 경제 위기를 촉발시킨 책임이 연준에 있다는 의견 등도 있다고. 시걸 교수는 이러나 저러나 이미 연준이 개입한 시점은 위기를 막기에 늦었었고 3월의 구제도 전체 위기를 지연시키는 데 불과했다는 의견.

 

이에 나아가 시걸 교수는

금융시장이 안정화 되면서 낮아진 위험에 신용평가 기관들은 모기지 증권 위험도를 낮게 잘못 측정했고,

정치계에서는 주택 구매와 소유를 지지했으며, 연준과 규제 당국들은 감독을 소홀히 한 공동의 책임이 있지만,

가장 결정적으로는 탐욕에 눈이 돌아가서 무분별하게 채권을 남발하며 관리를 하지 못한 금융회사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위에서 새우등 터진 보험사인 AIG는 구제를 해 줄 수 밖에 없었다고.

리먼 파산이후 위험 프리미엄이 치솟아 버리자 연준과 재무부 모두 또 연쇄로 추가 파산이 발생하는 경우

이미 혼란에 빠져있는 세계금융시스템 전체의 붕괴를 우려했기 때문.

그렇지만 2009년 6월까지 약 18개월간의 경기침체는 여전히 피할 수 없었으며,

이는 1930년대 초 대공황 당시 침체기간인 43개월 이후 가장 긴 경기 침체기간이었다고 한다.

 

게임스탑 GME 과 AMC 주식 등 Meme 주식들을 가지고 펼치는 서학개미들과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들의 배경에도 

금융위기 당시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금융기관의 탐욕 때문에 피해를 보고 직간접적으로 경기악화의 피해를 입은 젊은 층들이 많다는 의견도 많았다. 사기업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구마구 저질러놓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했던 사람들이나 이를 간접적으로 보고 자라기만 했더라도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차마스도 당시 이 사유를 들어 개미들을 지원했었고.

 

 

리먼사태 당시 주식시장 영향

주가 부분을 살펴보면 2008년 9월 리먼파산 이후 약 7주 동안 S&P500 지수는 740포인트까지 40% 폭락했고,

2009년 3월에는 676포인트를 찍으며 전 해 신고점 대비는 57% 하락했었다고 한다.

이는 2차대전 이후 1973~74년 최고 하락률 48%보다 심했으나, 대공황기의 87% 까지는 가지 않았다.

소위 공포지수라 하는 VIX 지수는 90 정도를 찍으며, 2차 대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금액으로 보면 2007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증발한 미국 주식시장의 시총은 11조 달러였는데, 

이는 당시 미국 GDP의 70%가 넘는 규모라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전세계 주식시장 시총 감소는 약 33조 달러로, 세계 연간 GDP의 절반이 날아갔었다고.

 

특히 위기의 원흉으로 작용한 금융업종은 평균 84% 하락했으나,

뱅크오브 아메리카 BAC는 고점대비 94.5%, 시티뱅크 Citi 는 98.3%, AIG 는 99.5% 감소했었다고.

 

반대로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단기국채 수익률은 사상최저인 마이너스 1.6bp까지 내려갔었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최저 1.39%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졌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 금리 인하

 

코로나 이후에도 아주 익숙하게 듣고 있는 그 유명한 양적완화 (QE : Quantitative Easing)가 시작되어

지속적으로 통화를 공급하면서 디플레이션과 심각한 GDP감소는 막으면서 대공황 때와 같은 최악은 면했다.

 

그리고 연방기금의 금리도 역사상 최저 수준인 0~0.25%로 낮추면서 유동성은 확보했으나 

이미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늘어난 상황에서 등급이 낮은 회사채들에 대한 대출 금리는 올라가면서 

최저 투자등급 회사채와 10년 만기 국채 스프레드 (수익률 차이)가 최대 15.1% 포인트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간단한 소감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살펴본 두가지 상황들에 비교해 볼 때 

지나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한 폭락 등은 애교에 불과한 듯 하다.

과거의 사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현재의 상황들을 좀 더 zoom out 해서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리고 교수님이시다 보니 상세하게 정말 강의하듯이 논거를 제시하며 설명해 주셔서 오랫만에 공부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아직 20% 정도 밖에 읽지 못했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활동하고 계신 시걸 교수님이

최근의 사례들도 업데이트 해서 최신 제6판도 내 주실지 궁금하다!

반응형

댓글